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주변의 가로등이 월스트리트 도로 표지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욕증시는 주말을 앞두고 소폭 하락 출발했다.

1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31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08포인트(0.07%) 하락한 3만4920.39를 기록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67포인트(0.01%) 내린 4507.57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57포인트(0.1%) 밀린 1만4100.10을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날에 이어 보합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4500선을 다지며 장중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주 후반 뉴욕증시 상승세는 잠시 주춤했지만, 한 주간 증시는 양호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이번주 동안 약 1.9% 올랐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2% 이상 상승했다. 이날 특별한 악재가 없으면 이번주 3대 지수는 무난하게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경우 뉴욕증시는 3주 연속 주간 상승 기록을 쓰게 된다. 현재까지 11월 한 달 동안 S&P500지수는 약 7.5% 올랐다. 다우지수는 5.7%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9.8% 급등했다.

증시가 강세를 보인 가장 큰 요인으로는 미국 물가 상승률이 더뎌진 점이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는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졌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언제 ‘금리 인하’로 방향을 전환하는지 주목하고 있다.

에릭 잭슨 EMJ캐피털의 창립자 겸 회장은 “가끔 어떤 것이 급격히 바뀌었을 때 이를 그때 바로 인식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나는 지난 화요일에 큰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상황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은 향후 6년가량은 겨울잠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증시의 기류가 바뀌었다는 주장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한때 4.4% 아래로 떨어지며 4.38% 부근에서 저점을 찍었다. 이는 지난 9월 말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은행총회에서 향후 미국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투자자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 또한 미국 CNBC 방송에 나와 미국 부채가 더 큰 문제를 촉발할 수 있는 변곡점에 근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종목별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의류업체 갭의 주가가 30% 가까이 급등했다. 반면 실적이 부진했던 전기차 충전 시설 회사 차지포인트의 주가는 36% 넘게 폭락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는 약 2.5% 떨어졌다.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 분사를 철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럽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독일 DAX지수는 전장보다 0.93% 올랐다. 프랑스 CAC 지수와 영국 FTSE지수는 각각 0.97%, 1.23% 올랐다.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1% 상승했다.

전일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3% 오른 배럴당 74.58달러에, 1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2.45% 상승한 배럴당 79.32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