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中, 러 정신 차리게 할 수 있다"·시진핑 "다극화 추진자"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이 러시아를 정신 차리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당신이 러시아를 제정신으로, 모든 사람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사용될 어떤 것도 러시아에 전달하지 말라고 시 주석을 압박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일부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3자 회담을 진행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때가 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얘기할 의향을 표명했다고 한 프랑스 외교관이 AFP에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시 주석이 대화 의사를 밝힌 것을 환영했다. 그는 "시 주석이 조건과 시간이 맞을 때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는 소식을 듣고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큰 책임이 있으며 우리는 중국이 그 역할을 다하고 유엔 헌장의 초석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정의로운 평화를 촉진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프랑스와의 관계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프랑스가 "세계 다극화(다자체제)의 든든한 추진자"라고 표현했다. 세계 다자체제는 미국 혼자, 또는 미국이나 중국이 세계를 양분해 지배하는 것이 아닌 체제를 말한다.
또 "중국은 유럽연합(EU)과 전략적 상호신뢰를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공산당 2인자인 리창 총리와의 회담에서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외에도 '모든 주요 갈등'을 다루는 데 있어 '공통의 길'을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에 '광범위한 합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중국이 평화를 위해 모스크바에 로비를 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리 총리는 "이번 회담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중국, 프랑스, 유럽의 공동 노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만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해결책을 찾기 위해 큰 기대를 갖고 중국을 찾았다. 다만 미국 CNN은 "프랑스 대통령의 방문 기간에 전쟁을 언급하는 추가 성명이 발표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에서 우크라이나가 최우선 의제지만 경제적인 측면도 강하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약 50명의 재계 지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과 함께 온 이번 방문에서 논의 중인 계약을 마무리하거나 일부는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은 7일 중국 남부 광저우에서 현지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광저우는 17세기 프랑스 선박이 최초로 중국 해안에 도착한 지역으로, 프랑스가 최초의 영사관을 개설한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