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비농업 고용지표 둔화…고용 둔화 가시화
미국 3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대로 둔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고용 시장 둔화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3월 비농업 고용자수는 23만6000명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치(31만1000명 증가) 대비 감소한 동시에 로이터 예상치(23만9000명 증가) 및 월스트리트저널 예상치(23만8000명 증가)를 모두 소폭 하회한 것이다. 또 1~2월 고용자수 수정치는 종전 대비 총 1만7000명이 감소했다.
3월 실업률은 3.5%로 예상치(3.6%)와 전월치(3.6%)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62.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하며 2020년 2월 이후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평균 시급은 전월 대비 0.3% 오른 가운데 12개월 시급 증가율은 4.2%로 2021년 6월 이후 근 2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앞서 이번주 발표된 다른 고용지표들도 연이어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3월 ADP 고용자수는 14만5000명 증가를 기록해 예상치(20만8000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8000건으로 예상치(20만건)를 넘어섰다. 또한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건수는 993만건으로 2021년 5월 이후 근 2년 만에 100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따라서 3월 고용지표들이 전체적으로 고용 시장 둔화를 시사하고 있다. 더욱이 3월 제조업 지표도 전반적으로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기 둔화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5일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GDP 나우에 따르면 미국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7%에서 1.5%로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표 부진으로 인해 오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이다. 로레타 메스터 미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번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가) 조금 더 높아져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로 연준 금리 인상 전망치를 추적하는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70%를 웃돌며 하루 전 50%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미국 온라인 채용 플랫폼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월 고용보고서 결과에 대해 "모든 것이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지난 2년 동안 오늘처럼 예상에 부합하는 (고용보고서) 결과를 보지 못했다"고 CNBC에 말했다. 이어 "이는 연준에 좋은 소식이다. 그들은 다음번 금리 결정을 내릴 때 고용시장에 대해 어떤 걱정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결과는 그들에게 확인 표시와 같다"고 덧붙였다.